놀이 소재로 전환되는 휴면자원은 ‘개방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개방성’이라함은, 형태가 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는 개방성을 뜻합니다. 이러한 개방성을 지닌 소재는 ‘매뉴얼이 없는 장난감’과 같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결합, 정렬, 분해할 수 있는 휴면자원은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 휴면자원은 가장 창의적인 ‘생각하게 만드는 장난감’입니다. ‘개방성’있는 놀잇감을 찾기 위해 우리가 주목한 것은 ‘생산공정 상의 휴면자원’입니다.

생산 공정 중에 발생한 ‘불량품’과 ‘부산물’ ‘자투리’ 등은 ‘생산’이후 제조기업 차원의 별도의 노력이 없으면 매립-소각 등 전량 폐기되는 자원입니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 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거친 업사이클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탄소배출을 필요로 하는 상황입니다. 생상 공정상에서 나온 휴면자원은 추가적인 세척이나 가공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그 형태가 완전하지 않아 어린이의 놀이 소재로 전환되었을 때 어린이 스스로 조작과 변형을 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적게 생산하고 적게 버리면서도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조차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어린이의 놀이에 있습니다. 어떻게 버려진 휴면자원이 교육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어린이의 놀이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자원은 놀잇감을 중심으로 놀이 공간을 개선하고, 놀이 공간을 확대하며, 놀이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인식을 바꾸어 놀이를 연료로 하는 건강한 사회를 꿈꿉니다.

인간에게 놀이는 발달과 생존에 매우 중요합니다.

놀이는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하지만 특히 영유아기와 성장기의 놀이는 감정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발달을 통해 인간 관계의 상호작용을 도우며 놀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상력’은 정서적인 탄력성과 창의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놀이는 어떠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초등학생 어린이 9600명을 만나 놀이를 관찰한 결과, 놀이의 핵심 요소는 공간, 시간, 또래 집단, 놀잇감 (contents)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충족될 때 놀이는 발생합니다.

이중에서도 자원은 놀잇감(contents)에 주목합니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어린이들이 접하고 있는 장난감과 놀이용 앱은 매뉴얼이 존재하며 이는 놀이가 발생할 수 있는 필수조건을 해칩니다. ‘매뉴얼’은 정해진 규칙을 가지고 놀이를 완성하는 것으로 놀이의 설계자이자 주체는 놀이를 하는 어린이가 아닌 것입니다.

혁신적인 기술들은 인간의 편의를 목적으로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을 구조화하였지만, 이는 우리의 삶을 생각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선택되어진 것들을 다시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선택한 환경은 어린이들의 놀이가 시작되는 시간, 공간, 규칙을 제한하며 어린이의 일상을 위협하고 권리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 될수록 돌봄 공백, 돌봄권 침해, 사회적 단절, 삶의 만족도 저하, 실물세계에 대한 감각 상실, 미디어 중독, 기초학력 저하, 교육격차 심화, 아동 학대 노출, 아동 우울증, 체력 저하 발생 등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대상인 어린이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놀이의 위협은 창의적 휴면자원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